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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6 돌아가기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느지막이 일어나 은행에 들러 주택청약부금이란 걸 들었다. 회사 다니며 모아뒀던 돈 다 쓰기 전에 -_-;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 돌아와서는 가지고 돌아갈 것들을 챙겨본다. 예전에 선물 받았던 스크럽, 지겹게 읽고 있는 동굴, 사놓고 거의 펴보지 않았던 일본어 문법책, 지우가 챙겨준 작은 필름통의 국화차. 여행 다니면서 메모해두었던 것도 사진을 찍어 어딘가에 잘 둔다. 여행기 올리는데 도움이 되겠지... 한참을 컴퓨터에 빠져있다 보니 거실로 햇볕이 들기 시작한다. 뭉그적거리고 있는 내게 얼른 저녁 먹으라고 성화이신 엄마와 이른 저녁을 먹는다. 오랜만에 집에서 밥 먹는 거라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마음을 김이 오르는 따스..

20061225 클럽 에반스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왕십리역. 지우군을 기다리는 중. 가방 속에 구겨 넣었던 필름을 꺼내 조심스레 카메라에 걸어본다. 습관적으로 필름을 걸고 나선 주변을 찍게 된다. 다들 열차를,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두꺼운 점퍼를 들고 뒤뚱뒤뚱 나온 지우군. 저땐 아직 군인이었다. 크리스마스. 동그란 불빛이 가득한 홍대거리. 사진동아리 'HOL' (Heart Of Light) 의 멤버들이 모이는 자리. 홍대를 서성이는 군인 여러명.. -_-; 멤버들이 다들 군인이다. 급하게 저녁을 먹는 분위기라서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타고르에 들렀다. 매번 먹는 것은 해물 카레. 든든히 먹어두지만 감기 기운 때문인지 으스스하고 머리도 아프고 흠... 다들 크리스마스를 즐겨보자..

20061224 그들과의 이브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또 집을 나선다. 다정스런 한 노부부와 역 한구석에 깜빡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스쳐지난다. 전철이 들어서고 발을 떼어 몸을 움직여본다. 흔들. 흔들. 신천역에 내려서 걸어가는데 한 쪽에서 눈사람과 마주쳤다. 케익을 잔뜩 쌓아놓고 팔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맞긴 맞구나. 어쩐지 감흥이 덜하다. 군인이라 그런가. 음. 뭐라고 불러야 하나. -_-; 입술크림을 하나 샀다. 바람이 제법 쌀쌀해서 입술이 트기 시작했다. M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친구들을 기다린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사이에서 귀에 꽂은 음악 소리를 크게 튼다. 오랜만에 들른 와라비. 오리모양 수저 받침을 멍하니 바라보다. 두부도 먹고. 회도 조금 먹었고 메로구이..

20071022 1년을 남기다

정신없이 돌아치다보니 벌써 돌아갈 시간입니다. 단풍을 좀 보고 싶었는데 못 보고 가네요. 반가운 사람도 많이 만났고 함께 나눴던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가슴 속 가득히 담고 갑니다. 또 나올때까지 언제나 행복하시길. (이래봤자 금방 나옵니다만.. -_-) 재미있는 건 오늘로 제대가 정확히 1년이 남았어요. 아직 멀었다는 생각도 들고 이런저런 기분이 교차합니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군대에 가서 이룬 건 뭐고, 앞으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오늘이 되길 바래봅니다.

생각 2007.10.22

20061223 갑작스런 나들이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시간은 흐르고 흘러 12월 말. 의도하지 않게 일정이 바뀌어 크리스마스가 가까워가는 가운데 바깥나들이를 나왔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시곗바늘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 같아 괜스레 조급해진다. 조급한 맘과는 다르게 집에서 컴퓨터를 하면서 늘어지다가 한참 읽고 있던 책들과, 늘 들고 다니는 잡동사니들을 가방에 쑤셔넣고 길을 나선다. 지하철을 타고, 걷고 다시 다른 지하철에 오른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걸음 사이에 멈칫멈칫 어색함을 떨궈내며 걷는다. 5호선 천호역. 지하철에서 내려 이마트로 가는 길. 사진점에서 일하시는 지우 어머님께 매번 필름을 부탁하는 게 죄송하고 감사해서 뭔갈 사다 드리는데 이번엔 방울 토마토를 조금 샀다...

20061113 잔혹한 복귀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늦잠을 뿌리치고 조조를 보러 강변 CGV에 들렀다. 흐르는 순간순간이 아쉬울 따름. 어디론가 향하는 별빛을 따라 걸음을 뗀다. 나 잘 흐르고 있는 거겠지? 자리를 확인하고 들어서 앉아 영화를 본다. "잔혹한 출근" 이라는 유쾌한 영화. 역시 영화는 기대를 안 하고 봐야 하는 건가.. ^^; 의외로 재밌게 봤다. 방향이 다른 화살표 두 개가 나란히 박혀있다. 어느 것을 따라가야 하는 건지... 강변역에 들러 준정군과 중민군과 빠이빠이. 그리 멀지 않은 길을 가면서도 들어갈 때가 다 되어서 그런지 머릿속엔 잡생각이 많아진다. 부대에서 증명사진이 필요하다 했던 게 생각나서 디지털카메라로 쓱싹쓱싹 증명사진을 만들어 놓고 보니 이번엔 시계를 사..

20061112 술자리

군대, 새로운 시작 Tribute to ji-woo,Nam. 2005 어떻게 하다 보니 또 밤이 되어서야 집에서 나선다. 익숙한 거리. 익숙한 불빛들. 귓가에 흐르는 노래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걷는다. 무심코 셧터가 눌린 카메라는 친절하게도 그 끄덕임을 담아둔다. 전철을 타러 가는 길. 다들 바쁘게 움직이는 잠실역에서 내린다. 잠실역 지하상가는 아직 공사 중. 간판을 따라 교보문고로 향한다. 잠실에 큰 서점이 생겨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책을 뒤적이다가, 중민군의 연락을 받고 버스를 타러 나선다. 신천 방향의 버스 정류장. 오랜만에 들러서 그런지 동네가 낯설다. 어른거리는 불빛을 바라보며 낯선 번호의 버스에 오른다. 뚝섬으로 이사를 하고서는 버스 번호들이 죄다 바뀌어서 좀처럼 눈에 익지 않는다. 흔들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