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내리니 허름한 역이 보인다.
가와구치코.
Tourist Infomation Center 는 닫았다.
편의점에서 저녁거리를 사들고
유스호스텔 간판을 확인하고 걷는다.
간판은 잘 보이는데 위치를 정확히 몰라서 마구 헤메다가
결국 유스호스텔을 발견했다.
시골 여관 분위기.
주인 할아버지께 방을 배정받고 사온 음식을 먹을만한 데 없냐고 여쭤봤더니
프론트 앞 거실 같은 곳에서 먹으라 하신다.
구입하자마자 뎁힌 밥이라 아직 따스함이 남아있다.
신나게 맛나게 먹는다.
다 먹고 치우고 방으로 돌아왔다.
혼자 맥주를 마시던 독일 아즈씨.
얘기를 좀 나누다가 내일 같이 다니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지 뭐. 했다.
조금 이야기를 하다가 야경을 찍으러 나가봤다.
숙소에만 있긴 시간이 너무 이른 듯.
호수 근처를 가보고 싶었는데 길을 제대로 모르니 아무데나 막 걷다가,
돌아서서 오는 길.
삼각대를 들고 핸드폰으로 통화도 하면서 이런 저런 사진들을 찍는다.
시골이라 그런지 날씨가 꽤 춥다.
물론 공기도 맑아서 하늘엔 별이 수두룩.
사람이 하나도 없다.
간간이 지나가는 차들의 불빛이 스칠 뿐.
걷고, 또 걷는다.
길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저 내가 걷는다는 게 중요했다.
잠깐씩 멈춰 빛을 담는다.
야경을 찍는 것은 기다림의 미학일지도.
빛을 뿌리는 차들.
흔들거리며 삼각대를 어깨에 얹고 걷는다.
렌즈를 바꿔 가며 하늘과 산과 저 집들이 만드는 밤 그림을 담아본다.
저 집에선 어떤 가족이 살고 있을까.
공상과 흥얼거리는 노래들.
차가운 밤공기. 조금 걷다보니 왠지 흥이 난다.
무턱대고 걸었던 길은 꽤 길다.
곧게 뻗은 길을 따라
흐르는 자동차의 불빛을 따라 걷고 있다.
뒤돌아 보아도 그 길은 곧기만 하다.
끊임 없이 흐르는 빛의 물결.
제각기 뛰쳐나가는 불빛들.
유스호스텔에 도착했다.
하늘의 별들이 정말 '반짝'인다.
유스호스텔 한쪽편 풍경.
들어가기전 아쉬움에 사진한장 더 찍어 본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내려놓고 나니 좀 허전하다.
맥주나 한캔 먹어야지.
작은 카메라를 들고 편의점으로 뛰어 나갔다.
맥주와 조그마한 안주 하나 사들고 터벅터벅.
세탁소도 있다. 정말 동네같은 분위기. ^^
돌아왔더니 -_- 유스호스텔 문닫는 시간인지라 문이 잠겨있다.
윽. 막 두들겨서 죄송하다고 하고 들어갔다. '스미마생~'
침대 맡에서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으로 맥주를 마신다.
안주도 맛난다.
후레쉬를 터뜨려가며 기념촬영도 해주시고. ^^
이제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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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술자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강남역으로 출동.
으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