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특징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무늬의 맨홀 뚜껑에 눈길이 간다.
작은 부분에도 세심히 신경써 둔 흔적이 여행자를 즐겁게 한다.
비는 조금씩 그쳐가고 나는 골목에 들어섰다.
벌써 꽤 걸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붉은 스쿠터가 내 눈길을 끈다.
낡은 건물들 사이로 좁다란 골목이 계속 이어진다.
딱히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계속 걷는다.
출출해지기 시작했다.
불이라도 났었던걸까.
검게 그을린듯한 건물외벽이 독특한 질감을 풍긴다.
새로 벽을 칠했는지 말끔한 벽앞에 앙증맞은 것들에 이끌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본다.
우체통 왜인지 맘에든다. -_-;
울창해 보이는 정원을 가리고 있는 문.
문에 걸린 우체통.
이런 분위기 참 좋다. 비가 와서 그런가.
역시 봄은 봄이다.
노랗게 몸을 드러내고 있는 꽃들이 비를 머금어 점을 뿌려놓은듯 선명하다.
길가의 유리문 너머로 연분홍 꽃들이 반갑다.
조화같아서 유심히 들여다 본다.
꽃을 보다가 문득. 내모습이 유리에 비치고 있는 걸 보게 되었다.
배낭, 보조가방 그리고 카메라.
한껏 폼을 잡고 카메라를 쥐고서 내 모습을 기억한다.
혼자 다닌 여행이 열흘째 조금은, 가끔은 외롭기도 하다.
아직도 어둑어둑한 하늘사이로 전선들과 간판들이 들어서 있다.
나라 공원방향. 그래 이쪽으로 가자.
비가 오고 난후 거리 풍경은 물감으로 칠해논 것처럼 색을 더해주는 느낌이 있다.
주홍, 노랑, 파랑
회색의 길가를 뒤로 도드라져 보이는 느낌.
헛.
저 간판은 뭘까. -_-;
야생 노루 조심;;;;
나라공원이 가까워 오자 이런 간판이 간간히 보이기 시작했다.
비오는 사이에서 내가 찾아낸 색들을 열심히 사진에 담아 본다.
파랑.
잘려진 목재들이 어지럽게 늘어져 있다.
틈새길로 들어가 나라 공원에 들어섰다.
길을 막아선 노루들과 멈춰선 차들.
그 사이로 길을 걸어 공원을 한바퀴 돌았다.
사진도 찍고... 근데 사진이 어디갔지? -_-;
postScript
흠... 정말 오랜만에 이 카테고리로 사진을 올려봅니다.
이곳에서 인터넷을 하게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말이죠.
마침 준비 해놓았던 것이 있었어요. ^^
저는 여전히 '內'에 있습니다.
주말입니다. 날씨가 그리 좋진 못하네요.
그래도 즐거운 주말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