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만나러 삼성역으로 가는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탐나는 스쿠터. 면허도 없는 주제에 이런 건 항상 갖고 싶다.
우중충한 날씨. 버스를 기다린다.
잠실대교를 건너는 중간. 안개가 자욱해 가까운 곳도 잘 보이지 않는다.
버스에서 내려 사람의 물결 속으로 풍덩. COEX에는 여전히 사람이 많다.
피자집에 있다는 친구들을 찾아 걷는다. 사람 많은 곳엘 갈 때면 MP3의 볼륨을 조금 키우고 이어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나 혼자만의 공간을 만들어 가며 걷는다.
미스터 피자에서 지우, 준정, 창우를 만남.지우는 뭔가 또 탐나는 물건을 가지고 나타났다.
Rollei Flex. 이안 반사식 필름 카메라. 연세가 꽤 되신 물건이신데도 상태가 좋다. 중형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들여다볼 때면 언젠가 꼭 이걸 하나 사야지... 하는 생각뿐.
오랜만에 얼굴 본 친구들 사이에 넘치는 수다와 피자 그리고 샐러드. ^^
기분 좋게 배도 부른 김에 커피도 한잔 마시자고 꼬셔서 잠깐 스타벅스에 들러주시고
슬금슬금 이동 중. 공연을 보러 갈 시간이다.
헐렁한 면 티에 낡은 카메라. 묘하게 어울리는 조합. 멋쟁이 지우군.
창우를 보내고 우리 셋은 종합운동장 역에 하차.
추적추적 비가 오기 시작한다. 하늘이 뻥 뚫린 주경기장에서 하는 공연인데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
표를 바꾸러 갔는데 날씨도 별로인데다 사람이 많이 안 와서 더 좋은 자리로 바꿔 준단다. 덕분에 기분 좋아졌으! 활짝 웃는 준정씨.
나뭇잎 사이로 비친 하늘에서 약간의 빛과 구름과 빗물이 새어든다.
HWANTASTIC 원로 가수 이승환의 9집 발매기념 콘서트.
자리를 잡고 실실 놀 준비를 한다.벌써 우의를 챙겨 입은 사람이 슬금슬금 모이기 시작.
역시 야외 공연엔 라면과 김밥이라며 편의점에 들러 먹을거리도 사고 우의도 챙겨 입고 간단히 끼니 해결 중.
따뜻한 국물을 마시며 공연에 대한 걱정 반 기대 반.
자리에 돌아와서 사진 찍으며 놀고 있는데 이거 바람이 꽤 세다. 흩날리는 우의.
어쨌거나 출출하니 삼각김밥 한 개 먹어 주시고.
슬슬 시작하려는 모양. 그 사이 늦게 출발한 신상군(http://sinsang.net)도 도착했다. 오프닝 무대로는 빅뱅, 아이비가 등장. 의외의 게스트에 깜짝 놀람. 그래도 역시 '하늘을 달리다.'를 열창해준 이적이 최고. 응? -_-;
자연스럽게 위쪽 자리로 옮겼다. 남들은 가까이 가는데 우리는 멀리 가는 상황. -_-그래도 공연장이 한눈에 들어오니 좋다.
역시 드팩민 답게 방방 뜨기 시작하는 신상. 덕분에 나도 신나서 덩실덩실. ^^
하늘엔 점점 어둠이 찾아온다. 다행히 비는 다 그쳤고 바람만 조금 불고 있다.
슬슬 공연에 물이 오르고 있다. 이승환 공연을 볼 때마다 감탄하는 건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무한 체력.
하늘빛이 조금씩 변해간다. 나는 구름 낀 하늘이 좋다.
자연이 만드는 색은 '오묘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언제나 감동.
슬슬 맥주도 한 캔씩 하고 팔자 늘어지게 공연 관람 중.
지우가 갑자기 경기장 꼭대기로 올라가더니 위쪽이 좋다며 올라가잔다.
이쪽은 출입을 통제하던 구역. 경치가 장난이 아니다.
자리를 옮겨서 다시 공연 관람. 콘서트 참 길다. -_-;
슬쩍 지루해질 무렵 폭죽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자리가 좋았던 덕분인지 노출 값을 세세히 알려준 지우 덕분인지 그나마 예쁘게 나와준 불꽃놀이 사진.
취기도 슬슬 오르고 흥겨운 분위기에 휩싸여 공연의 열기는 더해만 간다.
공연장 바깥 풍경. 저 멀리 테크노 마트가 보인다. 비가 내리고 나서 공기가 깨끗해진 기분.
노래에 취해 공연장을 뛰기 시작했다. -_-; 지우도 신상도 준정군까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사람 없는 객석을 달린다. 색다른 경험.
공연은 막바지에 이르러 앵콜까지 몇 번 하고 그렇게 공연은 끝이 났지만, 심장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다.
We Are The DreamFactory!
공연 후에도 자리를 못 뜨는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무적 환장 정신' 플래카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비추는 조명들.
시간이 늦어 돌아가겠다는 신상을 보내고 우리는 양꼬치집을 찾았다.옥수수 국수부터 후루룩.
양꼬치가 익어가면서 무르익는 이야기들. 사장님! 칭다오 한 병 추가요. 아.. 맥주가 입에 붙는다 붙어. -_-; 길었던 하루가 참 뿌듯하다.
postScript 오랜만에 사진으로 인사드립니다. 어째 재미있으셨는지 모르겠네요. 다들 잘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