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씨에 교토역에 내렸다.
눈을 부빈다.
시간이 너무 이른 것 같아서 역을 잠깐 구경해보기로 했다.
거대한 규모의 조형물같은 역사.
조금 높은 곳에 올라가 본다.
슬쩍 훔쳐다본 역 안쪽엔 기차와 전철들이 자기 자리를 잡고 있다.
흐릿해지는 하늘 사이로 살짝 진눈깨비가 흩날린다.
배낭을 풀어해치고 옷을 좀 따뜻히 입고, 짐을 정리하고 책을 뒤적인다.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역이 있단다.
거기나 가볼까.
하늘에서 내리는 것들이 주춤하는 사이
날씨는 조금씩 좋아진다.
말도 안되는 내맘대로 방향찾기는 생각보다 정확해서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절을 발견할 수 있었다.
히가시 혼간지
아 잘 찾았구나.
일단 들어서려고 했는데 이 쪽이 중앙문이 아닌 듯.
길을 따라 조금 걸으니 큰 정문이 나온다.
맞은편엔 이런 분수도 있고 ^^
한켠엔 꽃도 피었다.
널찍히 있는 문을 한꺼번에 담아보려고 길을 건너서 찍어본다.
보행자용 신호변환 스위치.
누르고 좀 기다리면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진다.
들어섰더니 공사중이란다. 2011년 까지라니 흠..
그래도 뭐 아침 분위기의 절은 맘에 든다.
법당안으로 사람들이 슬금 슬금 들어가길래 나도 따라 들어가봤다.
신발을 벗고 살금살금.
뭔가 강연 중이다. 배낭메고 걷는 바람에 조금 지쳐버려서
잠깐 앉아서 뭔 소린지도 모르고 끄덕끄덕.
들어선지 얼마 안되어서 강연은 끝났고 법당안에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기 길을 간다.
조금 느긋하게 걸어나와서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는 큰 카메라로 절을 조금 담아 본다.
날씨가 맑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동쪽과 서쪽에 있다해서 히가시, 니시 혼간지라는 절이 두군데 있는데
니시혼간지에도 가볼까 하고 걸음을 옮긴다.
절의 담을 따라 걷다가 절 안을 힐끔 훔쳐본다.
길가에서 만난 빨간 열매.
귀여운 그림의 건물.
딱. 여기까지 걸으며 사진을 찍는데 배터리가 다 나갔다.
작은 카메라씨도 거의 배터리생명을 다한 상태.
에휴. 배낭도 무겁고 하니 일단 유스호스텔에 짐을 맡겨야 겠다.
니시혼간지는 패스~
버스타러 교토역에 가는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아침거리와 녹차를 샀다.
이젠 버스를 타고 유스호스텔로 간다.
postScript
덥네요. 늦잠을 자다가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또 나가 볼랍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이 많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