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 화분에 담긴 꽃들은 계속 나를 부른다.
조용히 그 빛깔로 소리를 낸다.
가던길을 멈추고 카메라안에 그들의 모습을 담는다.
앙팡만. 그러니까 호빵맨그림이 잔뜩 붙어있다.
일부러 보여주려고 꾸며놓은 건진 모르겠지만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누구라도 흐뭇해지지 않을까 싶다.
나도 모르게 입술사이로 웃음이 베어난다. 후훗.
뭔갈 말리고 있는 평상에서 이곳의 일상을 느껴본다.
자연스레 내가 그 속으로 녹아들어가는 기분으로 나른해진다.
조금 더 걸었을까.
조용한 동네가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차온다.
뭐. 뭐지?
범인은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 ^^
애들 노는 것 보면 어디든 비슷한 것 같다.
누군가 한 아이를 놀리고 도망치면 그 아이는 놀렸던 아이를 잡으러 열심히 뛰어 다닌다.
그저 뛰어다니는 것 뿐인데도 신이나고 웃음이 터져나온다.
여자아이들은 돌이라도 줍고 노는가보다.
게임이나, 인터넷이 없어도 잘 크고 있는 아이들.
표정이 밝고 하나같이 예쁘다.
애기때 안귀여운 이 어딨겠냐만은, 자연과 함께 커서 더 시원한 웃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낡아보이는 집들과 담 사이로 하늘 빛이 움직인다.
노란 빛의 조그만 꽃들은 빛 사이로 바람을 따라 흔들흔들.
바닥에 조금씩 일어서고 있는 풀들은
봄이라고 알려주는 것 처럼 녹색의 경계를 넘나드는 빛깔로 슬그머니 일어서고 있다.
길인지 길이 아닌지.
옳은 길인지 옳지 않은 길인지.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엔 정답이 없다.
그저 발길 닫는 데로 걷고 나타나는 것들을 보며 신기해하는 것이 전부.
배터리가 다 닳아 힘을 잃어버린 큰 카메라는 가방 속에 넣어버렸다.
이 바람을 조금 더 예쁘게 담고 싶었는데 아쉽다.
작은 카메라를 꺼내 든다. 이놈은 배터리가 얼마나 버텨줄지.
진~짜 예쁜 자동차가 눈앞에 들어왔다.
흔히 볼수 없는 모양새와 깔끔히 손질된 느낌이 맘에 든다.
저런걸 타고 다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한참을 골목길을 돌아 돌아 나온 큰길.
전차가 지나간다. 1량이 전부인 조그마한 놈.
앙증맞게 사람들을 싣고 움직인다.
엇 이길 어디서 본것 같기도 하다.
버스타고 유스호스텔 들어가는 길에 본건가.
절과 전차. 왠지 어울린다. ^^
길이 맞겠거니 하고 들어선 골목엔 오르막길이 있다. 흐으.
오르막길을 오르는 한켠에 보이는 자연유치원 간판.
주의 그림이 귀엽다. ^^
갈림길에선 약간 어디로 갈지 잠깐 고민을 한다.
정말 잠깐 고민하고는 맘 내키는데로 움직인다. 그래서 더 신난다. ^^
오. 신기한게 나왔다.
도에이 우즈마사 영화촌
많은 일본영화의 맨 처음에 도에이(
東映) 라는 그림이 뜨는 걸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 도에이 영화사에서 하는 촬영장 비슷한 것인 듯.
책을 막 찾아봤는데, 비싸다. 그래서 안들어간다. -_-;
전통적인 모습의 건물도 있고 꽤 규모가 크다.
친절히 주변 지도를 그려놨다.
가지고 있는 지도와 비교해가면서 길을 찾는다.
정확히 찾는건 아니고 대충 때려 맞추는 거다.
그냥 지나기 아쉬워 사진 한장 더 찍어본다.
안에 뭐가 있을지 슬쩍 궁금하긴 하지만 뭐 별 상관없다. ^^
바로 근처에 전차역으로 향하는 철길이 있다.
건널목 앞에서서 하늘빛에 흠뻑 취한다.
걱정했던데로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카메라씨도 배터리 부족으로 사망하셨다. -_-;
걸음을 조금 빨리해서 걷는다.
배도 고프고 피곤하기도 하고 카메라 배터리까지 다 떨어지다니 ㅜ.ㅡ
사진을 많이 찍긴 했나보다. -ㅁ-;
여튼간 지나던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커다란 빵과 주스를 사먹고는 유스호스텔을 찾아 돌아왔다.
몇시간을 걸었는지 모르겠다. 서너시간쯤 되려나.
맡겨놨던 짐을 찾고 체크인도 무사히 마쳤다.
샤워를 하고 방에 돌아와 슬그머니 누워버렸다.
에에~ 몰라 자버릴꺼야~ -_-;
자다가 저녁이나 먹으러 가야지. 후후후
postScript
오늘은 글에 잡담이 좀 많네요. ^^
홍대에 나와있습니다. 동갑내기 친구들을 여럿 만나기로 했어요.
재밌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크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