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흠칫해서 쳐다보니 저 조각상이 날 째려본다.
꽃이 내는 빛깔에 반해버렸다.
물감을 칠해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아니 이런 색은 물감으로 그리기도 힘들 것 같다.
방치된 자동차.
잡동사니를 둘러쌓아 놨다. 붉고 검은 빛깔.
음음.. 한쪽 방향으로 들어섰는데 갈림길이 나왔다.
조금 고민해 보긴 하지만 역시나 재미있어 보이는 쪽으로... -_-;
이쪽 길엔 자그마한 언덕이 있고 신사가 있다.
돌에 끈을 묶어 놓았다.
약간 특이한 구조인 것 같다.
언덕 끝까지 올라 동네를 바라보니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도리이는 이 동네쪽을 향해 서있었고 신사의 문 방향도 도리이의 방향과 같았다.
험상궂은 동물의 상.
조용해 보이는 사당 내부.
들어가진 않았다.
신사 이름을 적은 석등(비슷한 것) 옆으로
뭔가 잔뜩 쓰여져 있다.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가운데 문에서 살짝 옆으로 들어섰더니
멋진 풍경이 보인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며 운치를 더한다.
비를 맞아 날린 꽃잎들과
기와가 얹힌 담장.
이쪽은 신사안에 자그마하게 사당을 꾸며놓은 모양.
정갈하게 꽂힌 나뭇잎은 어떤 의미일까.
잠깐 비가 그치나 했었는데 갑자기 조금 더 비가 쏟아져서
안개를 그린다.
파란 의자에도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변덕을 떠는 빗줄기 사이로, 안개 사이로
길을 걷는다. 몽롱한 느낌.
조금 더 가니 문양있는 기와를 얹은 담장이 보인다.
비가 그치려나보다. 큰 카메라를 꺼내 손에 단단히 쥐었다.
물방울이 조금씩 튀기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걷는다.
postScript
필름을 조금 더 사고
영국에서 다니러온 친한동생을 만나고
원주에 갈 예정입니다.
아마도 여러분들께서 이글을 보실때 쯤이면
강원도 어딘가의 계곡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