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리스'를 애써 강조하시며 지갑을 펴 보여주시는데, 돈 좀 달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웬걸 지갑엔 동전이 가득하다.
부.부자시면서 왜 가난한 여행자에게 이리도 고난을 주시는지..
남은 주먹밥을 입속에 쑤셔넣고 녹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도망치듯 걷기 시작했다.
순간 당황해서 아저씨 사진을 못 찍은 게 아쉽다. 저 길 귀퉁이에서 만난 그 아저씨.
나를 어떻게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잊지 못할 기억이 되었다. ^^
후카리바시. (深里橋) 심리교? 한자가 맞는진 모르겠다만. 어쨌거나 깔끔한 다리. 아가씨 다리가 깔끔해서 찍은 건 절대 아니다 -_-;;;;
한가로와 보이는 도톰보리강 풍경
그 사이로 유람선이 지난다. 느긋한 느낌이 좋다.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관련 기사라고 생각되는 것을 찾았다. 도톰보리 강을 주욱 흐르는 크루즈가 있다고 한다. 호오..
특이한 모양의 건물도 있었는데 뭔진 잘 모르겠다. 규모도 꽤 컸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만난 ABC-Mart에서는 포스를 싼 가격에 팔고 있다. 6000엔이라.. 흠.. 순간 고민했지만 들고 다니기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쳤다. 여행 중에 짐을 늘리는 건 분명 바보같은 일이지만 그래서 쇼핑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건 아쉬운 점일 수 밖에..
특이한 문양이 가득한 건물을 지난다. 유리에 색을 입혀놓은 듯. 다양함이 조화를 만들고 있다. 상큼한 느낌이라 보기 좋다.
지하철역. 무슨 역이지? 어쨌거나 지도와 이것저것을 종합해 봤을 때 맞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지하철역을 조금 지나니 벚꽃이 만발한 공원이 나타났다. 밤에는 불을 켜놓는지 붉은색의 등이 주욱.
여기저기 도시락을 먹는 사람이 잔뜩 있다. 나도 여기서 먹을 걸 -_-;
한가로운 도심의 오후. 각자 자신들의 이야기 속에서 도시락을 꺼내들고 웃음을 먹는다.
시비인가? 대충 보면 '아무것도 아닌곳'. 정도 써있는 듯. 여기 이름인가...
딱히 꺼내먹을 도시락도 없지만 배낭을 맨체로 잠깐 앉아서 쉰다.
재밌는 모양의 시계뒤로 사람들이 움직여간다.
느긋해 보이는 놀이터도 보인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높은 건물들 사이에 마련된 이런 공간이 참 좋다.
식사를 마쳤는지 자리를 뜨는 사람들과 물끄러미 바라보는 나. 나른한 느낌에 푹 빠진다.
그들은 그들의 일상속으로 돌아간다. 나는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그러고 보면 일본엔 제복을 입고 근무하는 회사가 많다.
늘어선 벚꽃들 때문에 일상의 모습들이 따뜻해진다.
사이좋게 모여앉은 사람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많은 사람들 속에서 순간을 본다.
사람 좋아보이는 아저씨의 웃음이 흐르는 길가. 분홍색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뭔가 잔뜩 싣고 다니는 아저씨 옆에선 고양이들이 각자 자기 할일을 하고 있다. 고양이 아저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