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자다가 성원형을 만나러 고대근처에 가는 길.
익숙하면서도 낯선 안암역 풍경.
흔들흔들 화살표를 따라 걷는다.
3월이 맞나 싶게 흩뿌리는 때아닌 싸릿눈.
조금씩 걸음이 바빠지는 사람들 사이로 눈이 흩날린다.
옷깃을 여미며 성원형과 장사장님께서 등장.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참 오랜만에 뵙는 사장님.
고대 앞 '만두방' 수제 만두. 1인당 두세 판은 너끈히 먹는다.
뜨끈한 라면.
쌀쌀한 날씨에 얼었던 몸이 녹는다.
점심을 먹고 사장님은 볼일 보러 가셨고,
성원형과 자주 들렀던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일본에서 사온 pivi용 필름을 가져다줬다.
이런저런 이야기들. 매번 생각에 도움되는 형의 이야기.
여전히 뿌리는 눈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선다.
다시 또 화살표를 따라 걷는다.
나는 과연 자유로운가?
뚝섬역에 내리니 언제 눈이 왔느냐는 듯 말끔한 하늘만이 날 기다린다.
근처 떡집에 들러 엄마 드릴 떡을 좀 샀다.
군것질을 별로 안 좋아하시지만, 그나마 떡은 좋아하셔서 가끔 사들고 들어간다.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잠깐 잊은 걸까.
신나게 집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거울 속에 내 모습이 스쳐간다.
웃는 건지 찡그린 건지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이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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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흉한 한주였군요.
선거도 있었고, 태안에는 안좋은 소식도 있고,
뭐 그래도 군대 시계는 잘 흘러가고 있습니다.
즐거운 주말 즐거운 한주 되시길.
그러고보니 올해도 일주일 밖에 안남았네요.
시간은 정말 빨라요.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