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다가왔고, 나는 경기도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진주에서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바깥바람을 쐬러 나왔다.
계속 집에 있다가 친구를 만나러 홍대 가는 지하철 안.
누군가 바닥에 흘리고 간 하트를 발견했다.
흔들리는 가운데 남겨진 이 마음은 누구의 흔적일까.
가는 길에 종로에 들러 필름을 샀다.
오랜만에 만지는 카메라가 묘하게 반갑다.
푸른빛을 띠며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멍해진다.
사람들이 가득한 곳을 거닐고 있다는 게 어색하다.
나는 이곳 소속이 아닌 사람이니까.
흔들리는 걸음을 옮겨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내렸던 역보다 한 정거장쯤 더 걷는다.
종각역에서 열차에 몸을 싣고 이동.
친구보다 먼저 홍대에 도착해서 휘 한 바퀴를 돈다.
이 거리도 참 오랜만이다. 반갑다.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을 구경한다.
따뜻한 불빛이 그리웠던 순간을 기억해낸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맛있는 술을 마시러 들렀다.
잔뜩 나온 안주를 벗 삼아
한 잔 두 잔 들이켜는 술은 날 들뜨게 한다.
어두운 조명과 시끄러운 사람들 소리.
따뜻한 음악.
아마도 신청곡을 한 곡 틀어달라 했었던 것 같다.
Brian Mcknight의 곡으로..
그러고 보니 빼빼로데이다.
정말 우린 빼빼로가 필요하다.
청승 금지. -_-;
다른 친구가 홍대로 온다 해서 자리를 옮겼다.
오랜만에 만나는 삼겹살.
너도 참 반갑구나.
수북이 쌓인 술병만큼이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쌓다가 일어섰다.
이제 집에 가야지...
전철역에서 사진을 찍으며 놀다가,
한 친구를 먼저 보낸다.
집앞 포장마차에선 그 친구가 좋아하는 계란말이와
두 병 정도 놓인 소주가 내 정신을 흐리게 한다.
자랑삼아 건네는 친구의 노트북.
습관처럼 들른 내 홈페이지엔
내 모습이 있다.
아?
나 밖에 나와 있구나.
postScript
음.. 자주 뵙도록 할까요?
8월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