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날. 지하철역 근처에서 같은 공군 병사를 스쳐 지난다.
이제 서울에 도착한 모양이다. 고생 많구만...
별것도 아닌데 괜히 우쭐해진다. 역시 가까운데가 최고야. -_-;
강변역에서 지우를 만났다. 이쁜 카메라를 꺼내서 구경하던 중..
Richo Auto Half. 귀엽다. 그 너머로 흐릿하게 육군 아즈씨들이 보인다.
이번에 꺼내놓은 건
Rollei 35. 이건 항상 탐나는 카메라.
모양도 예쁘고 사진도 잘나오지만 비싼... -_-;
어쨌거나 사람들에 휩쓸려 지하철에 오른다.
종로에 들렀다. 필름을 샀고 지우가 밥을 안먹었다고 해서 맥도날드에...
빅맥을 시켰다.
웅얼웅얼 수다를 떨면서 감자를 집어 먹는다.
이벤트로 100원에 산 코카콜라 컵. 사실 거의 이것 때문에 빅맥을 먹었다.
햄버거를 다 먹고서는 홍대로 이동.
신촌에서 홍대가는 길에 위치한
퍼플레코드중학교 선배가 앨범을 냈다고 해서 씨디를 사러 왔다.
씨디를 사는 동안 LP에 관심을 보이는 지우.
역시 아날로그 인간.
빨간색 표지가 인상적인
그림자 궁전 1집
고등학교때였나. 99년 쯤 부터 같은 이름으로 밴드를 하던 형이 드디어 결실을 맺다.
아는사람이 잘되는 걸 보면 왠지 나까지 잘되는 것 같아 흐뭇해진다.
지우가 만날 사람이 있다고 해서 따라갔다.
홍대 기찻길 근처. 허름허름한 동네.
반갑게 맞아주는 지우네 사진모임 선배 민수형을 따라 사무실에 놀러갔다.
구구벤치라고 적힌 명패가 귀엽다.
사진그림으로 유명한 전민수(
http://www.junminsoo.com/) 형님의 개인 작업실.
시원한 차를 한잔 얻어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가 다시 길을 나선다.
지하철을 타고 또다시 이동. 이번 목적지는 송내.
한참을 전철을 타고
제각기 길을 가는 사람들을 따라 걷다보니 송내역 도착.
지우가 어머님 핸드폰을 해드린다고 일부러 친구가 일하는 곳으로 간다해서
따라 오긴 왔는데.. 좀 멀다. -ㅁ-;
지우를 기다리는 동안 사진기로 장난도 치고 뭉기적뭉기적 하다보니 이제 돌아갈 시간.
바쁘게 통화하는 지우와 함께 다시 전철. 이번 목적지는 노량진이다. -_-;
순간 순간 마주치게 되는 누군가의 고단한 일상을 뒤로하고
노량진역에서 하차.
내가 제일 빨리 온 모양이다.
역에서 좀 기다리다가.
주희누님을 만나러 누님 일하는 건물 앞에 갔다가 다시 이동.
수산시장으로 들어서는 길목. 왠지 음산하다. -_-;
알록달록한 불빛이 일렁이는 시장 풍경.
활기찬 분위기가 좋다.
주희누나랑 회를 떠서 기다리는 동안 성원형도 오고 소희양도 왔다.
튀김도 먹고 회도 먹고 소주도 먹고~ 좋구만~ ^^
다 먹고 나오니 어스륵한 하늘엔 구름이 흐른다.
성원형이 준 PDA를 만지작거리면서 집으로 돌아오는길.
흐르는 사람들.
발개진 내손.
흐르는 십자가.
성수역. 갑자기 쓰러진 사람을 만나다.
지하철을 내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동서울 터미널 맞은 편.
스치는 사람들 속에
발걸음은 느려진다.
짙은 녹색 이파리가 빛을 받아 반짝인다.
술을 한 잔 한 탓인지 왠지 센치해지는 기분.
터벅터벅 언덕길을 오른다.
깜찍한 메모를 만나다.
아무도 없는 거리의 고즈넉한 기분. 노래를 흥얼거려본다.
혼자서 밤새 길을 지키는 등불. 조용한 가운데 밤이 깊어간다.
퀭한 공사장엔 사람에 온기가 느껴지질 않는다.
종일 걸었더니 다리가 아프다. 오늘의 방랑은 여기까지..
postScript
오랜만이네요. ^^;
더위 먹지 않게 다들 조심하시길...
저는 이곳에서의 세번째 여름을 맞이했습니다.
얼른 나가고 싶어요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