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인가 안을 둘러보고 나서 하릴없이 미술관을 나서는 한편으로 늘어선 벽을 따라, 저절로 움직이는 발걸음에 이끌려 산책을 시작해 본다.
인상적인 모양의 조형물이 놓인 길 사이로 다정해 보이는 사람들이 걷는다. 한가로운 모습.
멀찌감치 NHK 후쿠오카 방송국이 보인다. 아담하고 독특한 양식의 건물이다. 좀 특이해 보이긴 하지만, 슬쩍 보고 계속 걸어본다.
오호리 공원은 몇 개의 섬이 이어져 있는 형태로 되어있다. 중간 중간 꾸며져 있는 다리를 건너 좀 더 호수 가까이 가본다.
드문드문 놓인 기둥에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놀이가 적힌 듯하다. 어떤 내용인지 잘은 모르지만, 아기자기한 맛에 물끄러미 구경해본다.
길을 따라 걷는 동안 점점 조용한 곳으로 들어선다. 한가한 기분을 한껏 느끼며 바람을 마신다.
길을 걷다가 문득 작은 꽃을 발견하면 멈춰 서서 신기하게 바라보게 된다. 손톱만 한 꽃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멀찌감치 보이는 섬으로 가보려고 걸음을 옮긴다.
"강아지가 참 예쁘네요."라며 대화를 나누는 걸까. 보면서 괜히 흐뭇해진다.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듯한 꽃잎 사이로 작은 갈색 잎이 떨어져 있다.
조용히 걸으며 아득한 분위기들을, 이곳의 느낌들을 하나씩 눈에, 머릿속 한구석에 담아 본다.
검은 새들 사이에서 혼자 당당히 서 있는 "하얀새"씨. 작고 얇지만, 곧은 다리가 멋진 모습!
곳곳에서 낚시금지란 표지판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었나 보다. 감시원(?)들에게 쫓겨나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인은 질서를 무조건 잘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은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네들도 사람이니까. 이런저런 일들도 있는 거니까. 하핫.
앙상한 가지만 남은 섬이 우두커니 떨어져 있다. 물가를 건너서 바라보이는 모습들을 적당히 즐긴다.
낚시금지! 아까 그 사람은 잉어를 낚고 있었던 걸까? -_-;;
다리의 초입에 놓인 조형물이 깔끔해 보인다. 이름을 적어놓은 듯한데 잘 모르겠다.
다리를 건너 들어선 길가엔 나이를 많이 먹은 나무가 두 팔을 벌리고 나를 맞는다. 반갑군요. 나무씨.
뭔가 적혀있는 비석. 전혀 뜻도 모르는 이런 걸 그냥 보고만 지나칠 때면, 확실히 어떤 나라를 여행할 때 그 나라의 언어를 알면 조금 더 많이 보고 많이 느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물씬 든다.
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하얀 새들이 귀엽다.
뱃놀이를 즐기며, 멋진 포즈의 아저씨를 모델로 사진촬영 중. 귀엽다. 후후.
일부러 맞춰서 선 것처럼 자리를 잡은 새들은 꼼짝도 안 하고 사람을 구경한다. -_-; 무서운 것들...
아마도, 배가 더 못 건너가게 막아놓은 기둥인가보다. 나중에 이곳에 누군가 같이 오면 저 보트를 타고 싶다.
다정해 보이는 연인이 뿌리는 먹이를 찾아 날아드는 새들. 그들이 뿌리는 건 먹이뿐 아니라 자신들의 행복과 즐거움을 나눠주는 건 아닐지.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며 조금씩 걸음을 옮겨본다.
postScript 주말이 휙휙 가버렸군요. 휴일이 겹친 주말이라 뭔가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