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캐널시티 주변을 맴돈다.
별생각 없이 다시 안쪽 광장으로 나서는데
웬 공연을 하고 있다.
자전거 묘기를 보여주는 외국인.
자연스레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신기한 듯 바라본다.
거의 끝나갈 무렵에 보기 시작했는지
아쉽게도 공연은 금방 끝이 났다.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서양사람 모습이 보기 좋다.
슬슬 출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 버스정류장에 가서 선다.
이 근처를 도는 버스들은 100엔 버스라는 이름으로 운행하고 있어서,
100엔 동전 한 개만 내면 된다는 사실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_-;
퇴근시간이 가까워진 건지 버스에 사람이 가득하다.
자리를 비집고 안으로 들어서 흔들흔들 차에 몸을 맡긴다.
다시 하카타역에 도착했다.
며칠 동안 왔다갔다했던 길들이 익숙하게 다가온다.
이제 안녕이구나.
사람이 적을 때만 와서 그런지, 바쁘게 다니는 사람들 모습에
정신이 없다.
배낭을 넣어뒀던 락커를 찾아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사진을 찍고 있다.
왜 찍는 건진 알 수 없지만, 작은 카메라를 든 진지한 모습이 재밌어 보여서
나도 그 사람을 찍는다.
흔들거리는 열쇠를 꺼내 락커에서 배낭을 꺼낸다.
다시 배낭을 등에 얹고 움직이려니 걸음이 무겁다.
아니, 떠나기 싫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걸지도?
공항으로 가는 전철표를 끊는다.
1일 승차권만 안 잃어버렸으면 ㅜ.ㅡ 안 사도 됐는데;; 흑.
돈 아깝다.
열차에 올라 길을 달리는 가운데,
다양한 표정으로 저마다 일상을 만드는 모두를 바라보며,
이제 그들과, 그들의 일상과 헤어져야만 한다는 생각을 한다.
후쿠오카공항역에 열차가 멈추고,
사람들은 서둘러 빠져나간다.
그 뒤로 하늘을 날으는 비행기모양의 마크만 혼자 불을 밝힌다.
개찰구를 찾아 나서는 길.
간판을 뒤져 어디로 가야 하나~ -ㅁ-; 찾아본다.
이쪽이 맞나? 흠..
수위 아저씨한테 길도 물어가며 -_-; 걷는다.
이쪽이 맞구만. 전철과 연결된 건물은 국내선 터미널이고
국제선 건물은 따로 있어서 무료로 운행되는 연결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멀찍이 보이는 버스를 발견하곤 잽싸게 몸을 싣는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멍하니 뜯어보며 앉아 있으니
아쉬움과 안도감이 섞인 묘한 감정이 된다.
너무 넋을 놓고 있었는지
얼마 가지 않았는데 방송을 잘못 듣고 -_-; 엉뚱한 곳에서 내릴 뻔했다.
얼굴이 화끈화끈.
잠깐잠깐 멈춰 서면서 움직이는 버스는
이제 후쿠오카의 기억 속에서 나를 조금씩 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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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나저나 벌써 6월이네요.
다행히 여행기는 이번 달 중으로 끝낼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