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길을 따라서 걷는다.
한적한 거리 한편에 투명한 사각형이 빛을 보듬고 있다.
흐릿한 눈으로 길을 바라본다. 이 길은 어디로 가는 걸까.
9시쯤 되었을까.
그리 늦지 않은 시간이지만, 착 가라앉은 조용한 거리.
흔하게 지나치기 쉬운 거리의 구석구석을 바라보며 걷는다.
텅빈 거리는 밤을 재촉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사람사는 곳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그래도 사람들이 살긴하는지 보육원도 있고,
공원같은 곳도 있다.
후쿠오카 시립 중앙 시민 수영장도 나타난다.
이름은 거창한데 아담한 규모.
차들은 많이 지나는데, 걷는 사람은 없다.
희한하네.. -_-;
잠깐서서 뒤를 돌아보다가,
줄줄이 불켜진 아파트를 바라보며 문득 집 생각이 났다.
벌써 집 나선지 보름이 다 되었구나.
다리로 이어진 고가도로로 올라가는 길이 있을까 해서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는다.
별수없이 조그만 샛길을 통해 계속 걷는다.
다리 밑에는 왠 관들이 잔뜩 있다.
노란빛을 받아 묘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섬뜩해 보이는 눈이 나를 바라본다.
마주보고 서서 그에게 인사를 해본다.
안녕?
소풍가는 강아지씨도 만난다.
텅빈 거리가 허전하지 않게 친구가 되어준다.
낡은 미끄럼틀이 지키고 있는 놀이터는
누굴 기다리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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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입니다.
잠이나 실컷 자고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