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 to Japan 10th day Nara, Japan 자욱이 드리워진 안갯속에서 한참을 걷다가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큰 카메라는 가방 속에 집어넣고 작은 카메라만 달랑 손에 쥐고 다시 점퍼의 모자를 뒤집어썼다. 흐릿흐릿 보이는 빗길 사이로 조금 쌀쌀한 공기가 나를 감싼다. 역을 향해서 걸음을 재촉한다. 뭔가 따뜻한 것이 먹고 싶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지점. 나는 이곳에 있다. 안내도에서 길을 확인하고 다시 걸음을 옮긴다. 산책하던 사람들이 우산을 꺼내들고 제각기 비를 피하기 바쁘다. 점점 세게 내리치는 빗방울에 그나마 말랐던 옷이 순식간에 다시 젖어버렸다. 커다란 비석을 끼고 돌아 공원을 벗어난다. 사진미술관을 떠나 걷기 시작한 지도 벌써 한 시간이 넘게 지났다. 아까 지나쳤던 길을 지..